그렇게 현 집주인에게 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보해놓고 나니 어느 정도 응징이 된 것 같아 마음이 후련하긴 했지만, 이제 남은 1개월 10일 안에 무조건 이사갈 집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 돼버렸습니다. 타운하우스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다시 craigslist 잠복에 들어갔는데, 이게 왠 복인지 꽤 괜찮아 보이는 듀플렉스가 눈에 띄는 것 아니겠습니까?
* 듀플렉스(duplex)란?
- 한 건물에 두 집이 같이 사는 주거 형태인데, 대개 층으로 세대를 구분하는 우리 나라와 달리, 좌우로 세대가 구분돼있습니다. 즉, (대개의 경우) 가운데 벽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으로 생긴 집을 두 가구가 나눠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집주인이 한쪽을 쓰고 나머지 한쪽을 세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듀플렉스 사진. (저희 집은 아니고 웹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이고, 현관 및 차고도 따로 있습니다.
당장 연락을 해서 약속을 정하고 주말에 찾아갔습니다. 직접 가서 보니 집주인도 아주 상냥하고, 집도 널찍한 게 정말 좋더군요. 무엇보다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널찍한 뒷마당이었습니다. 이 듀플렉스 건물 자체는 좌우 대칭이지만, 대지는 비대칭이었는데, 뒷마당이 넓은 쪽을 세를 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 근처 웬만한 싱글 하우스만한 뒷마당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집이 좀 낡긴 했었지만, 향후 몇주간의 공사를 통해 이중창 등 시설 개선을 해주겠다는 것도 장점이었구요. 참고로 이중창이 안 갖춰진 낡은 집은 제 아무리 따뜻한 캘리포니아라도 겨울엔 외풍으로 고생을 톡톡히 합니다. 안 그래도 미국 집들 난방은 온돌에 비해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데, 외풍까지 더해지면 난방은 하나마나 수준이거든요. 게다가 공사 때문에 제가 원하는 입주일과 주인이 원하는 입주일이 얼추 맞아떨어지는 것도 큰 장점이었죠.
이 집의 유일한 문제라면 렌트비였습니다. 타운하우스에 비해서 무려 월 $400이나 비싸더라구요. $200 차이 정도라면 정말 고민 없이 이 듀플렉스로 가겠는데요. 월 $400이면 그 타운하우스도 크게 부족한 게 없는 곳이라 굳이 그 만큼을 더 주고 선택해야 할지는 확신이 안 선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듀플렉스 자체만 놓고 봤을 떈 가격대 성능비로도 크게 빠지지 않는 것 같아 그곳도 일단 후보지로 올려두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던 토요일 밤, 타운하우스 주인에게서 이메일 한통이 배달됐습니다. 제 신용 정보를 조회해본 후 문제가 없으면 우리와 계약을 하고 싶고, 2월 1일에 시작하자는 걸로 하자는 짧은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헉~! 이런 황당한 아줌마를 보겠나? 저랑 계약하고 싶다는 건 반가운 얘기인데, 2월 1일이라니, 계약 시작일이 너무 뜬금 없는 겁니다. 제가 지난번 편에 적은 최후 제시 조건인 '2주일 뒤'도 그걸 얘기한 날 기준으로도 2월 4일이었는데, 이제 주말도 꽤 보낸 시점에서 아무런 협의도 없이 2월 1일이라니? 1주일하고 딱 이틀 밖에 여유가 없는 시간입니다.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타운하우스를 아예 놓치고 싶지는 않아서, '나도 계약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시작일을 비롯한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얘기하자'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서 듀플렉스 쪽에도 렌트 신청서를 냈습니다. (렌트 신청서는 여러 군데에 내도 됩니다. 나중에 본인이 선택돼서 계약하자는 제의를 받더라도 그 때 가서 다른 곳이 마음에 들면 거절하면 됩니다. 단, 원래는 신청서를 정식으로 처리하게 되면 얼마 간의 신용 조회 비용을 받는 것이 원칙이고, 렌트 신청서에 수많은 개인 정보를 적게 돼있으니 꼭 마음에 있는 집에만 신청서를 내는 게 좋겠죠.)
그리고, 이틀 뒤, 듀플렉스 주인에게도 우리와 계약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제 칼자루는 제게 온 거죠. 아내와 얘기를 해본 결과, 듀플렉스는 좋긴 하지만, 타운하우스 쪽의 가격대 성능비를 선택하기로 하고, 그 주인과 입주일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타운하우스 집주인의 성격이 좀 걱정되긴 했는데, 입주일 문제를 얘기하면서 봐서 어느 정도 세입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는 확신이 들면 괜찮겠다 싶었죠. 듀플렉스 주인에게는 다음 날 정오까지 선택을 해서 알려주겠다고 부탁을 해두었구요. 그런데, 이 타운하우스 주인, 그냥 막무가내입니다. 2월 1일이면 이제 1주일 밖에 안 남았다, 어떻게 이사를 준비하란 말이냐고 항변해봐도, 자기는 2월 1일 아니면 안 되고, 제가 그 날이 싫다고 하면 그냥 다른 사람을 알아보겠다네요? 심지어 입주일을 늦추는 대신 계약기간을 집주인에게 유리하도록 늘려서 장기적으로는 수입이 더 늘어나도록 해주는 안까지 제시했는데 자기는 오직 입주일 하나만 보고, 하루도 양보 못 하겠답니다. 사실 이거, 엄청난 똥배짱입니다. 저랑 안 되면 새로 보러오는 사람들이랑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 중 1주일 뒤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제 급한 사정을 대충 눈치 채고, 무리한 제안이라도 차마 거절하지 못 하리라는 생각에 무조건 버티기로 나오는 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협상의 나라 미국에선 웬만하면 자기의 급한 사정은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에 방심하고 있다가 뼈저리게 배운 거죠.)
이쯤 되면, 돈도 돈이지만, 집주인이 이렇게 못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세 살기에 좀 힘들지 않을까가 문제입니다. 미국에서 렌트로 살다가 집 시설물에 문제가 생기면 집주인이 고쳐줘야 합니다. 물론 세입자의 잘못이 명백하면 직접 고치던가 해야지만요. 우리 나라도 기본적으로는 비슷하지만, 미국 쪽이 고쳐줘야 하는 대상물의 범위가 좀 더 넓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는 보일러 등 큼직 큼직한 시설물이 고장났을 때만 고쳐주지, 커튼처럼 사소한 게 고장나면 세입자가 알아서 해야 하잖아요? 미국은 집주인이 그런 것까지 책임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성격 나쁜 집주인이라면 과연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냐가 심히 의심스러운 거죠.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바로 보증금입니다. 윗 단락 얘기와 정 반대의 케이스로, 렌트를 시작할 때 세입자는 보통 월세의 1~2배에 해당하는 보증금(security deposit)을 냅니다. 그리고,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은 집 상태를 점검해서 세입자가 더럽히거나 고장낸 시설물을 모두 수리하고, 보증금에서 그 수리대금을 차감한 뒤에 돌려줍니다. 근데, 수리 여부와 수리 범위를 판단하는 건 전적으로 주인에게 달려있어요. 고로, 성격 고약한 집주인은 그 보증금을 남용하여 세입자가 잘못 하지 않은 부분에까지 맘대로 쓸 수도 있는 거죠. 물론 정확하게 어디 어디를 왜 고쳤는지 세입자에게 고지하긴 하는데, 세입자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이 발견되더라도 웬만해선 항의해서 정정 금액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분쟁으로 가게 되면 그것 자체가 시간과 돈이니까요. 그냥 더러워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죠.
이런 점들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정말 이 타운하우스로 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이 됐습니다. 정말 대비되는 게, 듀플렉스 집주인은 뭘 얘기하거나 물어봐도 어찌나 솔직하고 상냥하게 대해주는지... 마음 같아서는 타운하우스 쪽은 당장 bye bye하고 싶었죠. 근데 그 놈의 $400 차이가... 2년을 산다고 생각하면 천만원 차이인지라;;;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거의 타운하우스를 포기하기 직전에 미국에 오래 산 지인들께 마지막 조언을 구했는데, 그 중 한분이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정말 상종해선 안 될 집주인이 맞긴 맞지만 1989년에 지은 집이고, 현재 상태가 괜찮으면 집 기물이 고장날 일이 적은지라 아마도 사는 동안 집주인 대면할 일이 거의 없을 거라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집주인 성격'이라는 요소가 더 작을 수도 있다는 거죠.
* 참고로, 제가 조언을 부탁한 세 분의 지인이 그 타운하우스 집주인의 국적을 모두 단박에 알아맞췄습니다. ㅎㅎ 그 나라 사람이 그런 경향이 아주 심하다더군요. 혹시라도 인종 차별 발언으로 번질까봐 어느 나라인지 적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예, 생각하시는 그 나라입니다. :)
집사람과 이 문제를 두고 장시간을 토론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1) 그 분이 주신 조언이 맞다. 집주인 요소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 2) 듀플렉스 주인 인상이 좋은 건 사실인데, 그 쪽이랑 돈 문제가 얽힌 적이 없지 않느냐? 그 사람도 돈 문제 나오면 사람 바뀔 수 있다. 라는 이유에서 굴욕을 감수하고 타운하우스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얼른 문제를 정리하고 싶어서 타운하우스 주인에게 연락을 시도했습니다만, 그 사람 일이 바쁜건지 쉽사리 연락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전을 거의 다 보내고, 듀플렉스 주인에게 제 결정을 알려야 할 정오가 돼버렸네요. 원래는 듀플렉스 주인에게 타운하우스로 결정했다고 확답을 줘야 하는데, 타운하우스쪽과 연락이 되질 않으니 만약을 대비해서 그렇게 할 수는 없겠더군요. 그래서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고, 아직도 결론은 못 내렸는데 아마도 타운하우스 쪽으로 결정내릴 것 같다. 혹시라도 다른 세입자가 나서면 그 사람과 게약해라. 기다려 달란 말은 못 하겠고,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연락하겠다."라고 약간 여운을 남겨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뒤,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 마침내 타운하우스 주인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OK. 2/1로 하자. 우리가 손해를 감수하겠다.고 하니 호호호호~ 하고 웃는 게 어찌나 가증스러운지... -_-;;; 그래도 어쩌겠어요? 당장 아쉬운 건 전데... 흑... 가족의 주거를 두고 모험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 날 결정을 내리기까지 9일 간 마음 고생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얼른 매듭을 짓고 싶어 당장 오늘 저녁에 계약을 하자고 부탁을 했고, 집주인도 계약서를 이메일로 보내줄테니 확인하라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또, 몇 시간 뒤, 듀플렉스 주인에게도 확인 답장이 왔습니다. 제 선택을 알려줘서 고맙고, 혹시라도 제가 그 집의 어떤 점들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알려준다면 다른 세입자를 구할 때 큰 도움이 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집주인이 계약을 제안했는데 거절 당하면 이런 사후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런 메일에까지 어찌나 예의 바르고 유머가 있는지 극명한 대조가 되면서 굴욕 협상을 해야 하는 제 마음이 아프더라는... 흑... 집은 좋은데 가격대 성능비가 문제였고, 오래된 집이다 보니 어떤 어떤 점들을 좀 딸리더라는 답변을 보내주고, 어쨌든 간에 결정이 끝났으니 후련한 마음으로 일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하기로 한 저녁 시간이 다 돼가는데 타운하우스 주인에게세 계약서는 커녕 언제 만나자는 얘기조차 없는 거예요. 뭐가 좀 이상하다... 내가 전화를 해볼까 하고 있는 차에 메일이 한통 띵~ 날라왔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내용이었는데,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로 가득차 있었고, 어쩄거나 결론은,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우선 순위가 있어서 그 사람에게 최후로 의사를 물어봐야 하고 그 사람이 싫다고 하면 저랑 계약을 하겠다네요?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저랑 계약하자는 얘길 한 게 며칠 전부터인데?!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해 보건데, 이건 분명히 이번 주말에 입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오늘 저녁 당장 집을 한번 보자고 해서 그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게 확실해 보였습니다. 어차피 나는 다음 주 화요일 계약 시작인데, 그 며칠 차이의 렌트비를 더 벌어보자고 이렇게 신의를 저버리다니?! 보자보자 했는데 이건 너무하잖아요?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서 '뭐 이런 미친 x이 다 있냐, 일단 이 집은 무조건 안 간다'라고 다짐하고, 퇴근 픽업을 하러 온 아내에게 얼마 동안 호텔 생활을 할 각오가 돼있는지 서로 다짐을 하는 와중,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타운하우스 주인이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확인하고 싶지도 않아 전화를 받지 않고 집으로 운전해서 왔더니만, 메일이 두통이 와있네요? 한통은 타운하우스 주인, 한통은 듀플렉스 주인. 타운하우스 주인은 아주 짤막하게 (새 입주 후보자에게 집을 보여준 게 잘 안 돼서 그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급하게 쓴 게 확실해보이는;;;) '방금 그 메일은 취소. 타운하우스는 네 것임.' 이라는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더군요. 그러면 뭐해? 난 너한테 1센트도 보태주기 싫은데? 그 다음에 듀플렉스 주인이 보낸 메일을 열어봤습니다.
Thanks for your feedback!
(의견 줘서 고마워!)
I have to admit among all the people who came see the place, I prefer to have you guys living next door.
(솔직하게 말해서, 우리 집 보러 온 사람들 중에 너희 가족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이웃이 됐으면 했어.)
I discussed with my husband and we feel it's more important to have people we like, so if rent is a barrier, we're willing to take $x,x00.
(남편하고 상의해봤는데,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을 들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혹시 렌트비가 문제라면 $x,x00로 렌트비를 깎아줄께.)
(이하는 집을 어떤 식으로 더 개선해주겠다는 약속이라 생략)
* 이건 원문을 공개해야 그 때의 반전 쾌감이 살아날 듯해서... ㅎㅎ
아~ 이런 급반전이!!! 렌트비가 내려간 것 자체가 일단 좋은 일이죠. 근데 정말 감동인 건, 이 집은 아직 공사가 끝나려면 기간이 많이 남아서 세입자를 구할 시간 여유가 많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서 렌트비를 깎아서 우리 가족에게 특별히 제안을 해주다니요? 사실 그 집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절대 비싼 렌트비가 아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남은 기간 동안 세입자를 구해볼만 했었는데... 렌트비가 내려간 기쁨 + 집주인에게 느낀 감동에 당장 계약을 승낙하겠다는 메일을 보내고, 그 다음 날 찾아가서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
결국 어느 날 날라온 현재 집주인의 메일로 시작된 집 구하기 해프닝이 몇번의 고민과 반전 끝에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을 시세보다 조금 싸게 들어가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된 셈입니다. 거기에 욕심이 과했던 타운하우스 주인도 응징이 되었구요. 한 동안 들어오는 연락을 무시한 뒤에 애매하게 부정적인 답변을 주고 연락을 끊었더니, 미련을 버리지 못 하고 주말 내내 집을 내놓지 못하다가 결국 월요일(1/31)이 돼서야 집을 craigslist에 새로 내놓았더라구요. 아마도 빨라봤자 2월 중순 쯤에나 들어올 사람을 구하겠죠. 근데 정말 가관인 건 새로 내놓으면서 렌트비를 살짝 올렸더라구요. 정말 대단한 인간입니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급해져서 렌트비를 내리는데;;; 이 아주머니는 정말 명물급인 듯. YOU WIN!!!
하긴, 돌이켜보면 타운하우스 집주인의 탐욕과 삽질 덕분에 제가 오히려 듀플렉스를 싸게 들어간 셈이니 고마워해야 할까요?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대단한 우연 몇가지가 맞아 떨어져서 해피 엔딩이 된 셈입니다. 예를 들어 타운하우스 집주인이 마지막 날 오전에 전화를 받았다면? 저는 듀플렉스 쪽에 확실하게 거절 메일을 보냈을테고, 이런 결과로 이어지진 못 했겠죠.
이제 저희는 몇주 뒤에 있을 이사를 하나둘씩 준비 중입니다. 미국은 이사 비용을 시간제로 받기 때문에 미리 짐을 많이 싸놓을수록 돈이 절약되거든요. 얼른 이사를 가서 넓은 뒷뜰에 작은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
P.S. 사실, 제가 황당한 일을 연속해서 겪어서 그렇지, 미국에서 집구하기가 꼭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습니다. 특히, 미국 특유의 주거 생활 장점 중 몇가지를 포기하고 아파트 위주로 알아보면 쉽게 진행이 되는 경우도 많구요. (미국 아파트의 개념은 기업이 지어서 팔지 않고 모두 렌트를 주는 연립 주택입니다. 따라서 기업 대 개인으로 계약을 맺는지라 냉정한 부분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개인 대 개인 계약보다 평균적으로 깔끔한 업무 처리가 장점입니다.) 저처럼 원하는 지역에 마음에 드는 아파트가 없을 때가 좀 힘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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